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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24 국시후 공식적인 사적방문, 사무실앞 생태보다맛난 겨울동태찌개

디아나§ 2011. 1. 24. 22:38

# 신성 모독이 신성 모독

A대  R1 면접에서 어떻게 그따위의 성적으로 이곳을 지원할수 있냐? 라고 했대요. 옆에서 듣던 친구도 떨고 그 이야기를 들은 저도 떨었어요.

-그것에 반항한게 전교조지.

근데 의사는요, 사람 생명을 다루는 신성한 직업인데 어떻게 감히 그러느냐, 무식하면 환자를 죽인다,라고 하면 할말이 없어요.

- 그것이 권력, '생명의 정치학'이지. 그들이 말하는 신성하다는게 무엇이냐 그래서? 사람의 몸뚱아리를 다루는거 아니냐? 그것도 확률에 근거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기준)에 따라 (기계도 대신할수 있는) w/u을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지. 일말의 지식이 모자란 의사 만나서 잘못치료받고 죽는것보다 병원오다 차사고로 죽을 확률이 더높겠다.

- 그렇게 따지면 사람의 영혼과 정신의 성장을 다루는 선생이 신성한 직업이 아닐이유가 없지. 그런데 전교조는 자신들이 노동자이다, 월급받고 일하는. 이라고 말한것이야.

아 이것도 이데올로기일수 있는거군요. 이 무거운, 이 집단 대부분의 자들위에 무겁게 얹힌 이 받침돌이요.

- 그가 학생에게 그렇게 말한것이 신성모독 아니냐? 인격을 모독한 것이 신성 모독이지. 신성 모독이라는게 신성 모독이 아니라.


오랜만에 과감히, 거침없이 던지는 단어들 앞에 내가 이 집단에 얼마나 깊이 녹아들어갔고(이 또한 바라신 바이겠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견고한 (쉽게 불안하며, 권력앞에 두렵고 비굴해지는) 편견으로 둘러싸여 있었나 깨달을수 있었다. 졸업을 앞둔 이 시기이기에- 건방질 정도의 자존심과 오기, 배짱이 절실한 내게 가장 필요한 화두를 던지신 걸까. 타이밍이, 이제껏 아껴두셨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를 빌려주셨다.


# 어린 아이에게 감각적 자극

- 도시에 태어난 아이들에겐 더 필요해. 샤갈전에 가서 그것의 색깔이 어떻고 무슨 풍이고 어떤 화가였는지보다는 붕어냐, 염소냐로 농담을 주고받는게 중요하단 말이다.

그럼, 초딩이나 애들이 와서 작품들이 걸린 홀을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단 건가요?

- 무의식중에 남아있어. 분명히. 본능처럼.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거짓말처럼 튀어나오지. 종잇장에 쓰여진 지식을 책상앞에 앉아 우겨넣는 것은 오래가지 못하지. 분명 사라져. 자발적으로 읽은 책의 글귀, 놀다 보았던 무언가, 망각했다고 생각한 어린시절의 그러한 자극들은 나중에 clue를 마주치면 기가막히게 발현된다. 선 감독이 어린시절 몰래 다가와 삼촌, 박물관에 가지마. 거기 가봤자 깨진 기왓장 밖에 없으니까라고 했던걸 기억하고 웃곤하지. 본인은 뭣도모르고 매일 가서 뛰어논거다.

- 도시에 살게되면 지나치게 시각에 편중돼. 모든 자극이. 실제로 야생이나 살아가는데에서 후각의 기능은 심하게 과소평가 되고있어.

프루스트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뭔가 '개념화'되지 않은채로 남아있는 본능들과 몸의 기억과 근육 세포의 기억에 대한 - 여행이나 움직임, 모든 경험과 체험이 실은 기억으로 저장되고 있다는 거지. - 주제로 갔다. (혹은 이 주제로부터 왔다.) 일주일에 한두번 런닝 머신위에서 5km정도를 걷는데 30년전의 행군때의 감각, 그 기억의 생생한 재생을 이야기하셨다. 그럼 선생님, 그건 뇌가 아니라 몸이, 근육이, 세포가 어느 정도의 감각적 경험을 기억하고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 그만큼의 호르몬- 시냅스의 전달물질을 딱 그만큼 분비한다는 거잖아요. 라고 이야기했다. 이건 젊을 때의 경험의 중요함에 대한 그무엇보다 현상학적인 증거 아닌가. 이론과 그것이 실현화되는 몸, 호르몬, 신경, 세포들의 만남. 멋지다.


# 아버지는 농사꾼의 아들이었잖아요, 저는 재상의 아들이에요.

- 종종 주의하라고 얘기를 한다. 자라온 세대와 지금의 세대는 다르니까. 본인이 겪어보지 못한것에 대한건 '개념'이 없게 되고 그렇다는건 이해를 못할수 있다는 것이다.